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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5.16도로명 개정 "유신 독재식 창씨개명" vs "합리적인 방법으로 공론화해야"
<시사매거진 제주>, 5.16도로명 개정 찬반 인터뷰
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박정희 폐단 청산 및 제주 516도로명 변경을 위한 국민행동 김재훈 시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허정옥 교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체제의 적폐청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사회에서는 5.16도로의 도로명 개정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몇 차례 도로명을 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정농단,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SNS를 중심으로 개정운동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오늘은 5.16도로명 개정에 대한 찬반의견을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최근에 5.16도로명을 개정하자는 문제제기를 하신 분입니다. 김재훈 시인 전화로 나와 계신데요.


◇ 류도성>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5.16도로로 불리는 1131호 지방도가 언제부터 5.16도로로 불리기 시작했습니까?

◆ 김재훈> 디지털 제주시문화대전 홈페이지를 보면 1963년 2월6일 5.16도로로 명명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류도성> 역사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강점기 시절에 무기와 보급품을 운반하기 위해서 도로가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요. 왜 박정희 군사독재를 미화하는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 김재훈> 일제가 군사적 목적으로 산업도로를 만들었죠. 그리고 군사정권이 그 도로를 확장하고 넓혔고요. 군사반란을 통해서 권력을 잡은 군사정권은 국민들이 직접 뽑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성이 약한 정권입니다. 그러니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신화를 만들어야 했는데요. 말하자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신과 같이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언론을 통제해서 모든 것은 다 박정희 정권이 해준 것이다 이렇게 세뇌를 시킨 거죠. 5.16 도로명 역시 그와 같은 작업의 일환이고 군사반란을 일으킨 5.16을 신성한 날로 만들어 기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류도성> 5.16 군사쿠데타 시절에 현재처럼 포장도로가 완성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5.16도로로 불리기 시작했는데 말씀하신 대로 신화를 만들기 위해서 기념비까지 세웠다는 말씀이잖아요. 그러면 왜 이제 와서 도로명을 바꾸자고 문제제기를 하는 건가요?

◆ 김재훈> 때마침 원희룡 도지사께서 SBS인터뷰에서 박정희 폐단을 청산해야 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거든요.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반란을 미화하는 5.16도로는 낯설거든요. 많은 도민들이 쑥스러워 하고 있고. 5.16도로의 유래를 알게 되는 관광객들 역시 황당해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의 시작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거든요.

그래서 박정희 신화는 그 당시 정치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습니다. 박정희 신화를 가만히 두면 박정희를 등에 업은 제2의 박근혜, 최순실도 나올 겁니다. 5.16 도로명 개정운동은 지역 단위의 박정희 적폐 청산운동의 일환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5.16도로명 개정은 제주의 몸을 씻는 일이며 제주도민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 류도성> 그 동안 5.16도로의 명칭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몇 차례 있었는데 실패했습니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김재훈> 실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대로 시작한 적이 없거든요. 엄두가 안 났던 것 같아요. 아마 그 이유는 언론이 한 몫 했다고 보고 있고요. 기계적인 중립을 지킨다고 하면서 박정희 정권에 대해 제대로 쓴 소리를 내뱉는 언론이 없었거든요.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데 시민진영에서 박정희 신화를 허무는 5.16 도로명 개정운동을 제대로 추진하기는 어려웠겠죠. 제주는 물론 전국의 언론들이 각 지역의 유신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기획들을 해나가야 하는 그런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류도성>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이번에는 도로명 개정을 추진하는 겁니까? 서명을 받고 있죠?

◆ 김재훈> 예. 서명을 받고 청원을 하게 되는데 도로명 개정에 있어서는 원희룡 지사의 결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원희룡 지사가 구태정치인인지 아니면 개혁적인 젊은 정치인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원지사가 제대로 된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평화의 섬의 가치에 위반되는 5.16도로명을 바꾸셔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 류도성> 서명운동하면서 도민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셨죠. 어떤 말씀 많이 하세요?

◆ 김재훈> 서명 운동 중에 우리를 붙잡고 펑펑 우는 도민들도 계셨습니다. 20년 전에 해야 할 일을 지금에서야 하고 있다면서 진작 이런 일을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 류도성> 반대하시는 분들이 이런 말씀들 하세요. 예전부터 써오던 명칭인데 불편하게 왜 바꾸냐, 그리고 부정적인 역사라도 그 의미를 알고 있어야 된다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재훈> 비유하자면 5.16 도로명은 유신 독재식 창씨개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제주의 혼을 담아야 할 도로명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날짜를 써놓은 거죠. 그런데 5.16이나 5.16도로의 역사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몰라요. 서명을 받으러 가보면 사람들이 5.16도로가 그런 의미였냐고 깜짝 놀라고요. 5.16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고 학생들은 더더욱 모르는 실정이고요.

5.16도로명 변경운동은 그 부정적인 역사의 의미를 오히려 제대로 알리는 운동이고요. 역사를 잊게 만드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지 말아달라고요.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가 배운 것이 있지 않을까요? 박정희 망령에서 벗어나 뭐라도 해보자 이런 입장이고요.

그 예쁜 도로에 알맞은 이름을 찾으려는 거죠. 구소련에서 스탈린을 기리기 위해서 한 도시의 명칭을 ‘스탈린그라드’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독재가 끝난 뒤에 시민들이 그 명칭을 갈아치웠어요. 현재 지명은 ‘볼고그라드’인데요. 도시의 이름을 갈아치우니까 부정적인 역사의 의미가 더 선명해지고 또렷해진다고 봅니다.


◇ 류도성> 만약에 5.16도로명을 개정한다고 하면 어떻게 불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 김재훈> 서귀포 신문에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제주지명을 딴 한라로, 한라산로, 성판악로, 백록담로 등이 제일 많이 나왔다고 하고요. 그 다음으로 제포로, 서제로 이런 도로의 행선지를 표시한 명칭도 많았고요. 그리고 제주의 역사를 알리는 4.3로, 신화에서 따온 설문대로 등이 있었고요. 원희룡 지사께서 도로명을 개정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도로명 짓기 공모전을 개최하면 그야말로 축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년 이렇게 도로명 개정 기념 도로 걷기 운동도 열고요.


◇ 류도성> 알겠습니다. 시인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5.16도로명의 개정을 반대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반대하시는 분들은 부정적인 역사도 기억을 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지금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허정옥 교수 전화로 나와 계시는데요.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교수님은 5.16도로명 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허정옥> 언젠가 모든 도민들이 공감하며 때가 되면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개명이 밀어붙이듯이 제가 볼 때는 너무 성급하게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하면 안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이런 식으로라고 하는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 허정옥> SNS의 박정희 폐단 청산 및 제주 5.16도로명 변경을 위한 국민 행동이라는 곳을 보면 5.16 도로라는 명칭은 정말 부끄러워서 못 살 정도로 5.16 쿠데타의 독재를 생각하게 한다고 돼있거든요. 근데 정말 이 분들이 역사적으로 왜 5.16도로라고 붙이게 되었을까에 대한 깊은, 그러니까 그 당시 역사적 상황이라든가 민심이라든가 왜 그렇게 이름을 붙혔을까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고도, 알리지도, 소통하지도 않고 다만 이게 부끄럽다, 독재의 이유다, 이런 말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서귀포 신문이 8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어요. 근데 5.16도로는 주로 서귀포 시민들이 이용합니다. 서귀포 시민은 전체의 23%, 제주시는 44%, 도외는 33% 이렇게 조사를 했는데 서귀포 시민을 가장 적게 했어요. 서귀포 시민은 제주시민의 반 정도로 하고 지역 외, 도외 사람들, 관광 온 사람들 이런 분들을 33%, 서귀포 시민 반 이상을 해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건 문제 있는 설문조사라고 봅니다. 이왕 문제가 있다,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면요. 2001년 2월에도 제주도가 도로명 변경을 위한 도민의견 조사를 했습니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왔을 때, 98년도에도 똑같이 5.16도로가 문제 있으니까 바꾸자고 해서 도민의견 수렴조사를 했어요. 그때도 보면 역사성, 후세에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역사도 역사다 이런 의견이 있었거든요. 저는 잘못된 역사도 역사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그 당시 5.16이라는 이름을 붙일 때는 도민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것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아직 많이 살아 계시는데요. 이런 것들도 사실 감안을 해야 된다고 봐요. 그리고 이분들도 다 납득할 만한 아름다운 이름, 새로운 이름으로 해서 그렇게 소통을 잘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왜 이름을 못 바꾸겠습니까?


◇ 류도성> 역사성 말씀하셨는데요. 앞서서 개정을 추진하는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독재정권에 대한 신화를 만들려고 5.16도로 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면 그 당시에 5.16도로라고 명칭이 붙게 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겁니까?

◆ 허정옥> 네. 저는 그것을 달리 보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 보면 1962년에 김영관 이라는 계엄사령관이 제주도에 와서 제주도지사를 합니다. 27명의 제주도지사 중에 중복한 사람 빼면 24명 중에 도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도지사는 이 김영관 지사를 꼽고 있어요. 왜냐하면 62년에 제주도에 와서 보니까 가장 어려운 게 도로하고 물이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62년부터 69년까지 7년간 제주도의 5.16도로 공사를 했습니다.

그 때 당시 돈으로 7500만 원 정도가 들어갔는데요. 중앙 정부에서 볼 때는 그 도로공사를 할 수 없다. 할 만하지 않다. 자동차가 300대 밖에 되지 않는 제주도에 그건 지나친 거다. 이렇게 했거든요. 왜냐하면 이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충청북도보다 더 많은 예산을 제주도에 투입하면서 당시 예산을 쓰다가 모자라면 다음해 예산을 당기면서까지 이 도로를 개설하게 해줬는데요. 그 당시 서귀포 분들은 제주시까지 가는데 일주도로로 5~6시간 걸렸어요. 그러니까 제가 그 당시 일주도로를 5~6시간 걸리면서 다녔던 고등학생, 지금은 60대 후반이죠. 이 분들은 그러더라고요. 그 때 정말 제주도는 가장 전국에서 가난했다. 근데 제주 개발의 상징으로 제주도를 사람 사는 곳으로 만들어보자 해서 만들어진 게 길이고 물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김영관 지사가 와서 제주도의 상황을 중앙정부에 알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그 당시에 와서 보고서는 이곳에 대해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이름을 해 준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다른 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우리 제주도에 대해서는 그 동안 묵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너무 열악하니까 특별히 이런 문제를 해결해줘서 너무 고마웠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그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박정희 독재의 적폐라고만 하니까 사실은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럼에도 5.16도로가 문제가 있고 시대가 바뀌었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니까 바꾸자 그러면 사실 제대로 소통을 해서 역사적 근거도 남기고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해 갈 수가 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설문조사를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고 일방통행으로 하고 비합리적으로 하면 이게 바로 졸속이구요. 사실 소통의 왜곡이 일어난다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그런 차원이거든요.


◇ 류도성> 교수님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정국을 보면 박근혜 정권과 박정희 정권에 대한 정서가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번 기회에 도민사회에 공론화를 시켜서 이야기를 해 보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허정옥> 네, 바로 그 점이거든요. 박근혜 정부가 욕을 듣고 있는데요. 하지만 5.16 도로에 대한 정서, 고마움을 돌에 새기고 싶은 70대, 80대 이런 분들은 SNS를 못해요. 이런 분들을 제외하고 SNS를 중심으로 청원에 서명해주세요. 힘을 보태주세요. 이러면서 아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방식이 옳지 않다는 거죠.

정말로 5.16도로가 문제라면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아직도 5.16도로에 대해서 정서를 안 좋게 갖고 있을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소통하고 그리고 정말로 이보다 더 아름다운 도로, 제주관광에 도움이 되고 5.16과 4.3의 역사들을 다 담을 수 있는 새 생명로라든가 아무튼 그런 이름들을 만들어서 7~80대 어른들도 공감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도로가 새로운 미래를 나타내는 좋은 이름으로 순조롭게 아름답게 개명이 되어야지, 마치 인민재판 하듯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 류도성> 그런 어떤 방법으로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할까요?

◆ 허정옥> 제주도에 오는 관광객들이라든가 도민들이 5.16도로 이름이 너무 싫다 그러면 도로명으로 5.16로에 사는 756명만 가지고 하는 건 문제가 있구요. 이것들을 제주도가 제대로 된 기관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위원회를 둔다던가 해서 조사를 해가지고 의견을 잘 수렴하고 그 다음에 이름을 공모를 할 때 얼마든지 멋지게 할 수 있거든요.

오히려 도로 이름을 바꾸면서 관광효과도 살리고 제주도의 오래된 역사적 눈물이라든가 4.3에 대한 아픔도 다 해소할 수 있는 그런 것도 겸하면서 아름다운 이름을 공모해서 누가 봐도 상처도 치유되고 제주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는 그러한 이름을 정하자는 거죠. .

◇ 류도성> 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세대들을 아우르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정리 - 제주CBS 김형준, 김진형 대학생 인턴기자)

ryuds@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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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작성시간 : 2017-01-20 오후 3:40:51
최종편집승인시간: 2017-01-20 오후 3: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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