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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제주공항 폭발물 소동 X-ray 사진 조작 의혹
국정원·경찰·기무대 등 100여명 헛수고...판독 오류나 바꿔치기 의혹
제주CBS 문준영 기자

제주공항 화장실에 20대 여성들이 여행용 가방을 두고 가면서 '폭발물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X-ray 판독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 폭발물 제거 연습용 사진을 해당 가방의 X-ray 사진인 것 처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인데, 결국 경찰과 국정원, 기무대, 소방당국 등 100여명의 공권력만 낭비됐다.

지난달 31일 밤 11시 10분쯤 항공기 운항 종료 후 청사를 수색하던 제주공항경찰대 직원이 제주국제공항 3층 여자 화장실에서 여행용 가방 3개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폭발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된 건 검은색 여행용 가방.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소속 폭발물처리요원(EOD)이 X-ray 사진을 판독한 결과 폭발물이 들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공항엔 대피방송이 울리고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는 등 긴급사태가 발동됐다.

하지만 이 판독 사진이 과거 폭발물 제거 연습용 사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찍힌 사진에는 뇌관(폭발물)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찍혔다. 경찰은 뇌관으로 판단된 그림이 고데기이고, 옆에 있던 네모난 부분은 노트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트북이 켜져 있어 폭발물 타이머로 인식했고, 고데기와 휴대폰 충전기 등이 뇌관으로 보여 곧바로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혀 잘못된 설명이다.

CBS 노컷뉴스가 실제 모형뇌관이 찍힌 X-ray 사진을 입수해 비교한 결과 경찰이 지적한 고데기는 폭발물 제거 연습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형 뇌관이었다.

'노트북이 켜져 있어 폭발물 타이머'로 인식됐다는 말도 잘못된 설명이다.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노트북의 X-ray 사진을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노트북은 땜질 부분과 메모리카드, 냉각기 등으로 인해 X-ray를 찍으면 여러 점이 찍히고 대체적으로 사진이 어둡다. 해당 부분은 연습으로 사용되는 알람 모형으로 추정된다.

또 공개된 X-ray 사진 가운데에는 철심으로 보이는 짙은 검정 물건이 보인다. 경찰은 “캐리어 가방 안에 있는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틀렸다.

이 부분은 노트를 고정하는 철심이다. CBS 노컷뉴스가 입수한 노트 철심 X-ray 사진을 보면 역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공항공사가 판독하고 경찰이 설명한 X-ray 사진은 과거 판독 연습용으로 사용했던 모형 X-ray 사진으로 추정된다. 경찰 설명 자체는 애초부터 엉터리였던 것이다.

경찰 특공대는 당시 현장에서 물포(40밀리)를 이용해 캐리어를 해체했다. 뇌관의 불꽃 현상을 막기 위해 순간적으로 강한 물포를 이용해 해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20대 여성 3명이 두고 간 여행용 가방을 해체한 결과 X-ray 사진에 찍힌 뇌관과 알람모형, 노트 철심 등은 나오지 않았다.

고데기와 노트북, 옷가지, 휴대폰 충전기 등 여행품이 나왔다. 판독 사진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현장에 나온 물품은 제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수거했다. 과학수사계는 내용물이 나오지 않자 현장에서 X-ray를 찍은 공항공사 EOD에게 이를 문의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한 EOD 관계자는 “저희도 지금 원인을 찾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어떻게 된 건지 파악 중이다”며 “파편이라도 조금 나왔으면 좋겠는데???14년째 하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장비는 1년이 조금 안된 제품”이라며 “물포를 발사하면서 내용물이 파손됐을 가능성, 장비 에러 사항 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X-ray 판독기 오류 혹은 프로그램 에러 등으로 인해 전에 연습용으로 기록했던 사진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판독 프로그램에서는 이전 기록 사진을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해당 여성들의 여행용 가방에서 폭발물 뇌관 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자 판독 잘못을 감추기 위해 과거 연습용 사진을 합동조사팀에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잘못된 판독으로 100여명이 넘는 공권력이 헛수고를 한 셈이다.

그리고 경찰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폭발물 의심 사고를 끼워 맞췄다.


◈ 엉터리 결과 놓고 대응 잘했다고 홍보한 제주경찰

경찰은 폭발물 소동 이튿날 ‘제주경찰 신속대응’이라는 홍보자료를 냈다.

경찰 관계자는 “20대 여행객들이 숙박비를 아끼려고 짐을 화장실에 두고 근처 PC방에 갔던 것이다. 가방 해체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짐을 두고 간 건 분명한 실수였지만, 애초에 제대로 판독이 이뤄졌다면 100여명이 넘는 공권력이 투입될 필요가 없었다. 현장에 있던 130여명의 직원들이 대피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경찰은 엉터리 판독도 모른 채 마치 자신들이 신속대응 한 것처럼 홍보했다.

보도자료로 전국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캐리어를 두고 간 20대 여행객 3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 시민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제주공항 의문의 가방 130명 대피소동’ 제목의 글을 올리고 손실보상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민은 “(여행객)무지로 인해 많은 공권력이 낭비되었는데 처벌은 선처하더라도 손실 보장은 아닌 것 같다”며 동참을 부탁했다.

경찰의 엉터리 홍보로 관광차 제주에 왔던 20대 여성 여행객들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 전문성 없는 공항공사 EOD, 예견된 일

지난해 제주국제공항에서 10년 넘게 일해 온 EOD직원이 하청업체 재계약 거부로 일자리를 잃었다.

정부는 상시 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직접 고용하라고 권고했지만,
한국공항공사는 기존 직원이 아닌 신규 직원을 선택했다.

지난해 공공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0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과 차별을 받아온 노동자를 외면한 채 EOD 분야 20명의 신규채용을 내는 비윤리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공항공사를 비판했다.

제주공항 EOD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협력업체가 5번이나 바뀌는 등 고용승계와 임금 불안 문제 등을 겪었다. 이때 정상적인 권리와 대우를 요구했던 경력직들은 회사에서 쫓겨났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를 비롯해 김포와 부산 등에서도 10년 이상 일해온 EOD 직원들이 정규직 전환에서 떨어졌다. 공항에서 다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지금은 공사판을 전전하고 있다”며 “전문성이 없는 인원이 일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는 제주국제공항에서 10년 넘게 일한 폭발물 처리 요원을 한국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폭발물 처리 업무는 한국공항공사 사업에 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라는 점, 한국공항공사 직원과 용역업체 요원이 함께 교육·훈련을 받은 점, 한국공항공사 직원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는 등 지휘·감독을 받고 업무를 수행한 점에 비췄을 때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했다.

mjh6824@gmail.com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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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작성시간 : 2018-02-02 오후 6:03:33
최종편집승인시간: 2018-02-05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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