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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바위솔
25 제주관리자(jjcbs) 882 3166 2011-11-04 11:47
  파일 저장 : 바위솔~1.JPG (89KB)


유년기를 보낸 고향 바닷가에는 커다란 절벽을 끼고 절이 하나 있다. 어릴 적 그 절벽 주변에서 이런저런 놀이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바위틈에서 올라온 이상하게 생긴 꽃이 있어 한참을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 꽃이 지금 생각해보면 바위솔인 듯 하다. 고향을 떠난 지 세월이 꽤 흐른 터라 지금도 잘 자라고 있을 지 궁금하지만 마음만 앞설 뿐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바위솔은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꽃으로 잎이 돋아나는 모습이 소나무의 솔방울과 닮았으며 바위에서 자란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또 기와지붕에도 산다하여 ‘와송’이라 부르기도 한다. 키는 다 자라봐야 30cm를 넘지 않는다. 솔방울처럼 생긴 잎 위로 올라온 꽃대 위에 수많은 작은 흰꽃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씨앗을 다 떨어뜨리고 나면 말라버리는데 바로 옆에 올라온 어린잎이 겨울을 보내고 다음 해에 꽃을 피운다. 

육지에서는 9월부터 꽃을 피우지만 제주에서 빨라야 10월 중순은 되어야 꽃을 볼 수 있다. 국내에 15종정도 자생하고 있으며 제주에서는 주로 산북지역 바닷가나 오름에 자생하는 바위솔 외에도 남쪽 섬지역에 자라는 연화바위솔, 한라산 정상 근처에 자생하는 좀바위솔이 있으며 아직 본 적은 없지만 애기바위솔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속이 달라 사촌지간인 난쟁이바위솔도 있다. 

바위솔은 바위틈이나 기와집 틈새에 흙이 조금밖에 없어도 햇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곳이면 잘 자라는데 특히 건조한 환경에 강하다. 더욱이 꽃은 풍매화로 자연교잡이 잘 이루어지고 환경에 잘 적응하는 탓인지 같은 종이라도 생육조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 다른 종으로 착각하게 하기도 한다.

바위솔이 조건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는 이유는 다육질의 잎에 있다. 잎 속에 수분을 평상시에 충분히 저장해 두었다 가뭄으로 건조할 때 사용한다. 이처럼 잎이나 줄기에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적응된 다육질의 두꺼운 조직이 있는 식물들을 통틀어 ‘다육식물’이라 부르며 바위솔 뿐만 아니라 꿩의비름, 선인장류도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어려운 조건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이 쉽다는 특성과 독특한 꽃의 모양 때문에 바위솔은 관상용으로 가장 인기 있는 꽃 중의 하나가 되었고 최근에는 다육식물 동호회까지 생겨나고 있다.

바위솔은 관상가치와 함께 열을 내리고 해독하는 성분이나 노화를 방지하는 성분이 있어 약용으로도 쓰임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일반인의 관심을 반영하듯 최근에는 특용작물로 재배하는 농가도 생겨나고 있으며 바위솔에 대한 의학적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인기에 비례하여 무분별한 채취도 발생하여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미 제주도의 동쪽 바닷가에 많던 바위솔은 지난 2~3년 사이에 대부분 자취를 감췄고 다른 자생지에서도 서서히 개체수가 줄고 있다.

들꽃은 사람의 손을 타는 순간 들꽃으로서의 매력을 잃는다. 그것은 반대로 자연 상태에서 보는 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된다. 더욱이 바위솔은 씨앗을 떨어뜨리고 난 다음에는 말라 버리기 때문에 꽃을 집으로 옮겨간다고 해도 다음 해에 꽃이 핀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자연에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즐거움이고 기쁨이다. 혹 집에 놓고 혼자만 보겠다는 욕심이 없었는지 바위솔을 보면서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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