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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벌레잡이식물
35 제주관리자(jjcbs) 901 2722 2011-11-28 10:46
  파일 저장 : 자주땅귀개~2.JPG (49KB)


생태계에서 식물은 생산자, 동물은 소비자 위치에 있다.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탄수화물이라는 영양분을 만들어 내고 동물들은 식물이 만들어 놓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소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식물 가운데에서는 광합성으로 만들어 내는 양분만으로 살 수 없기 때문에 곤충을 잡아서 부족한 유기물을 얻는 것들이 있다. 이른바 ‘벌레잡이식물’이라고 하는 것들이다. 

벌레잡이식물들은 대부분 물이나 습기가 있는 곳에 자생한다. 잎이 있어 광합성을 하기도 하지만 습지나 연못이 생물의 생존에 필요한 질소나 인산 등이 쉽게 씻겨 내려갈 수 있는 곳이어서 부족한 영양분을 벌레로부터 얻고 있는 것이다. 

벌레를 잡는 방법도 다양하다. 덫을 놓기도 하고 끈적끈적한 물질을 분비시켜 붙으면 벌레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또 냄새로 유인하여 함정을 파놓기도 한다. 국내에는 11종정도 자생하고 있는데 제주에는 통발과 자주땅귀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발은 어부들이 고기를 잡는 어구인 ‘통발’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일본 만주 사할린까지 분포한다고 한다. 제주에서도 8~10월이면 저지대 연못에서 노란꽃을 피우는 통발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통발의 종류에는 통발, 참통발, 들통발, 개통발 등이 있는데 제주에 자생하는 것은 참통발이다. 

통발은 키가 5cm 정도까지 자라고 가늘게 갈라진 잎은 물속에 잠겨있다. 잎 사이에는 고기를 잡는 어구를 연상시키듯 주머니가 대롱대롱 달려있다. 이것이 벌레잡이주머니인데 녹색과 검은색을 띠고 있다. 아직 먹이를 잡지 못한 것은 녹색을 띠고 있고 검은색을 띠는 주머니는 이미 먹이를 잡아 소화중인 것으로 보면 된다.

통발이 벌레를 잡는 과정은 아주 계획적이고 빠르다. 어느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는 않고 물의 흐름에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주머니는 3~5mm 정도의 크기인데 한 쪽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놓는다. 주머니의 입구에는 2쌍의 긴 털이 있다. 주위를 지나가던 벌레가 털을 조금만 건드려도 순식간에 문이 열리고 벌레는 물과 함께 주머니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입구는 닫힌다. 

먹이가 주머니 속으로 들어오면 소화효소가 분비되면서 먹이가 분해되어 식물체에 영양분이 공급되게 된다. 통발은 이런 과정을 통해 물벼룩이나 장구벌레 등 작은 벌레를 잡아먹는다. 이 때 걸리는 시간은 수천분의 1초 정도로 매우 빠르다. 

제주에는 또 다른 벌레잡이식물인 자주땅귀개가 있다. 한라산 중턱 고산습지에 자생하는 자주땅귀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2급 식물로 알려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경상남도 등 4~5 곳에 자생지가 있지만 분포면적은 한정되어 있다. 귀개는 열매의 껍질이 귀지를 후비는 ‘귀이개’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자주땅귀개 외에 이삭귀개, 땅귀개가 있다. 

자주땅귀개의 키는 커봐야 5cm 정도이며 8월부터 자주색 꽃을 피운다. 땅 속에는 줄기가 실처럼 뻗어 있고 그 줄기에서 드물게 잎을 낸다. 꽃은 매우 작아 꽃이 필 때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자주땅귀개도 통발과 마찬가지로 벌레잡이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못의 물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습지에 살며 잎줄기 사이에 벌레주머니가 있는 통발과 달리 땅에 위나 땅속에 벌레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땅 위나 땅속으로 기어 다니는 작은 벌레들을 주머니로 빨아들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벌레잡이식물들의 사는 곳은 오래된 연못이나 고산습지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분포면적도 매우 좁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더욱이 자주땅귀개가 자생하고 있는 한라산의 고산습지에는 탐방로가 시설되어 있다. 탐방로 시설 후에 많은 개체수가 이미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도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 들꽃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시설물이 설치되면 그 곳 환경의 기후를 변화시켜 자생식물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탐방로 등 시설물을 만들 때는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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