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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흰털괭이눈
42 제주관리자(jjcbs) 1026 2607 2012-02-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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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겨울이라 하기에는 따뜻한 기온이 일주일 내내 이어져 봄꽃이 피어나기에 적당한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1월에 이런 날씨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복수초를 시작으로 많은 꽃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그 가운데 흰털괭이눈이 있습니다. 흰털괭이눈은 보통 마지막 겨울추위가 물러가고 봄기운이 무르익을 무렵인 3월이나 4월이면 절정을 이루지만 꽃은 아직 눈이 녹지 않은 1월이 끝나갈 무렵이면 피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혹시 눈 속에서 곱게 피어있는 흰털괭이눈을 볼 수 있지나 않을까 싶어 시간이 날 때는 산으로 내닫게 됩니다.

개구리발톱, 새끼노루귀, 쥐오줌풀, 꿩의바람꽃 등 이름에 동물이 들어가는 풀꽃들이 많습니다. 괭이눈도 그 가운데 하나로 옛날에는 고양이를 괭이라고 불렀습니다. 괭이눈은 꽃이 지고 열매가 익어갈 때는 씨앗을 감싸던 씨방이 벌어지는데 그 모습이 고양이 눈을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괭이눈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즉 흰털괭이눈은 흰털이 많은 고양이의 눈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흰털괭이눈을 흰괭이눈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줄기에 하얀 털이 굉장히 많이 나있는 것을 보면 흰털괭이눈이라 부르는 것이 더 맞을 듯합니다.

제주에 자생하는 괭이눈의 종류로 흰털괭이눈을 비롯해서 털이 거의 없고 높은 산 계곡에서 자라는 선괭이눈, 오름이나 저지대 주변 습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산괭이눈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의하면 8종정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특징을 가지고 더 나누기도 하고 합치기도 하여 각자의 의견에 따라 종의 숫자가 달라질 만큼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여튼 괭이눈속 식물들을 볼 때는 수술의 수와 꽃받침의 모양, 무성지의 유무, 털의 유무 등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런 점들을 유념하여 관찰하면 막연히 꽃을 보고 지나는 것보다 꽃을 보는 재미가 더 할 겁니다. 

흰털괭이눈은 전국의 숲속 계곡 근처나 습지 등 습도가 유지되는 곳에서 자라는 꽃이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줄기 끝에 노란색 꽃이 몇 개 모여 피며 열매는 6~7월이 되면 까맣게 익습니다. 잎은 마주나고 잎 끝에는 물결 모양의 둥근 톱니가 있습니다. 꽃잎은 퇴화해서 없는데 꽃이 필 때는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 4개가 벌어지면서 꼿꼿이 깃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 안에 수술 8개와 암술 2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괭이눈속 식물들은 흰털괭이눈처럼 대부분 수술이 8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괭이눈속 식물의 대표 격인 괭이눈은 수술이 4개로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알려졌습니다. 

흰털괭이눈은 포함해서 괭이눈속 식물들은 특이한 생태를 가졌습니다. 우선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을 피울 때면 꽃 주변의 잎을 노랗게 하여 꽃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다시 노란색을 녹색으로 변하게 합니다.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보충하려는 의도입니다. 또 흰털괭이눈은 씨앗이 그릇 같은 네모난 꽃받침 속에 들어있어 익으면 퍼뜨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전략을 짜냈는데 빗방울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열매를 장마가 오는 시기에 익게 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의 힘에 의해 생긴 탄력으로 씨앗을 멀리 퍼뜨리려 합니다. 자연을 이용한 기발한 전략이 놀랍습니다.

괭이눈 종류는 예전부터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했으며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땅 위의 부분을 생약명으로 금전고엽초라 하여 약재로도 이용해왔다고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키가 작고 줄기가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식물원의 지피식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 들어 기온이 내려가고 제 근무지에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한해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서는 의미 있고 아름다운 시간으로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갑자가 추워졌지만 봄은 가까이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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