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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별꽃
44 제주관리자(jjcbs) 1012 2750 2012-02-17 09:50
  파일 저장 : 별꽃.jpg (38KB)


생태숲을 산책하다 무심히 발견한 별꽃. ‘추운 날씨에 꽃이 필까’하는 마음에 잊고 있었지만 제주에서는 겨울에도 별꽃이 피어있는 것을 간간이 볼 수 있습니다. 벌도 나비도 없는 추운 날씨인데도 씩씩하게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요즘처럼 추운날씨가 계속되어 꽃을 보기가 쉽지 않은 시기에는 잡초로 취급받는 꽃이지만 더욱 귀해 보입니다.

별꽃은 밭이나 길가 또는 숲가 등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풀꽃입니다. 땅에 붙어 옆으로 뻗어 나가는 줄기에는 한줄 털이 나 있고 가지도 많이 나 있습니다. 꽃은 5~6월에 핀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겨울까지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라는 생태나 모습이 별꽃과 비슷하여 혼동되기 쉬운 것으로 쇠별꽃이 있습니다. 두 종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암술머리 숫자입니다. 암술머리가 세 개로 갈라지면 별꽃, 다섯 개로 갈라지면 쇠별꽃입니다. 

별꽃이라는 이름은 ‘작은 모양의 꽃이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한꺼번에 핀다’고 하여 밤하늘의 별을 닮은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학명 Stellaria media의 종소명 Stellaria도 별이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꼭 이름의 유래를 이야기 하지 않아도 처음 만나는 사람이면 당연히 별의 모습을 연상시킬 만큼 닮아 있습니다. 아무리 흔한 잡초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서양 사람들도 이 꽃을 밤하늘의 별로 비유했습니다. 재미있는 대목입니다. 

별꽃은 일반적으로 잡초로 취급받습니다. 더욱이 봄이 되어 많은 봄꽃들이 필 때에는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나 민가 주변의 길가나 산기슭 아무데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 때쯤이면 너무나 흔하여 사람들은 별꽃에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귀하게 대접을 받으려면 꽃도 희귀해야 하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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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의 생태에 대해 일본인 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는 ‘풀들의 전략’이란 책에서 생장방식, 줄기, 꽃, 씨앗으로 나누어 별꽃의 비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별꽃은 유한성장을 합니다. 즉 줄기가 자라다 꽃이 피면 성장을 멈추고 바로 꽃 아래 줄기에서 양쪽으로 두개의 가지를 냅니다. 그리고 새로 나온 가지가 자라다 그 끝에서 꽃이 피면 다시 성장을 멈추고 꽃 아래 줄기에서 또다시 두개의 가지를 내어 뻗어가면서 성장합니다.

그리고 줄기에는 붉은 털이 나있습니다. 비의 양이 적은 시기에 자라는 꽃이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수분이 생기면 재빨리 뿌리로 옮겨서 저장합니다. 이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털은 모두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겨울철에도 별꽃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또 줄기 속에는 가는 가닥이 있어 밟히거나 꺾여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별꽃의 꽃잎은 5장이지만 10개로 보입니다. 꽃잎 한 장이 아래에서 두 장으로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꽃이 작기 때문에 꽃을 곤충에게 풍성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꽃가루받이를 원활하게 하기위한 전략입니다. 또 날씨가 춥거나 밤이 되어 곤충이 자신을 찾아주지 않을 때는 꽃잎을 닫아 자기 꽃가루받이를 하여 씨앗을 만들어 버립니다.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을 아래로 향하게 합니다. 씨앗이 익어가는 동안 비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함도 있지만 아직 꽃가루받이를 못한 다른 꽃이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씨앗이 여물면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해 다시 고개를 하늘로 향합니다. 그리고 씨앗을 루페 등으로 확대해서 보면 표면에 돌기가 가득합니다. 이것은 씨앗이 흙 속에 묻혀야 하는데 쉽게 파고 들어가기 위한 전략인 것입니다. 식물은 고정되어 있어 움직일 수 없다고 하지만 이처럼 식물은 자신이 자란 환경 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짜냅니다. 

우리는 수없이 별꽃을 밟고 지나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기발한 전략으로 별 모양의 꽃을 피워냅니다. 별을 보면 예전의 모습을 추억하기도 하고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인들은 별을 가지고 추억과 그리움을 노래했습니다. 별꽃은 별을 닮았음인지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졌습니다. 어제는 갑자기 생태숲에는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이처럼 눈이 내리는 추운 날에는 봄볕 아래의 따스한 추억이 더욱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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