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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동백꽃
45 제주관리자(jjcbs) 1029 2614 2012-02-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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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생태숲에도 비가 내립니다. 기온도 덩달아 올라 지난주 내렸던 눈은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눈이 내리면 매년 봐왔던 동백꽃을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꽃이 없는 겨울에 동백나무의 붉은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눈보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피워내는 꽃이어서 더 마음이 가는 나무입니다. 저의 게으름으로 올해는 눈 속의 동백꽃은 보지 못할 듯합니다. 

동백나무는 겨울에 꽃이 핀다하여 동백(冬柏) 이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닷가에 피는 꽃이라 하여 해홍화(海紅花)라 부리기도 했습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일반적으로 7m 정도까지밖에 자라지 않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남방 일대에도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 내내 영양을 축적했다가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꽃이 피는데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해안을 거쳐 동․서해안으로 번져갑니다. 

제주에서 동백나무를 보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땔감, 목재 등으로 이용되어 예전 보다는 못하지만 선흘곶자왈을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주 곶자왈의 가장 흔한 나무중의 하나이기도 하거니와 시골 민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특히 남부지방 해안이나 섬 지역에도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라 부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유명한 동백나무숲도 많습니다. 전남 여수의 오동도, 거제도의 지심도, 충남 서천군의 마량리의 동백나무숲, 전북 선운사가 그곳입니다. 

화려한 붉은 꽃잎과 그 사이에서 올라오는 노란색 꽃술, 꽃 아래의 초록색의 잎은 색깔의 조화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류로 동백나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꽃잎은 다섯 장에서 일곱 장까지 만들어지고 서로 조금씩 겹치면서 올라옵니다. 꽃잎은 길이가 다소 길어 깊이를 느낄 수 있는데 마치 성벽을 이룬 모양입니다. 꽃잎 안으로 벌레가 들어가면 잘 빠져나오지 못할 듯합니다. 그래서 동백나무는 벌이나 나비가 아닌 새에게 의존하여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이런 형태의 꽃을 조매화라 부르는데 동백나무는 새 중에서도 동박새에 꽃가루받이를 맡겼습니다. 화려한 꽃이 많이 피는 남쪽 따뜻한 지역에서는 조매화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동백나무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곤충의 활동이 없는 겨울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동백나무는 동박새에 꽃가루받이를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백나무는 동박새를 위해 많은 꿀을 만들어 놓고 향기로 유혹합니다. 동박새는 동백나무의 작은 곤충을 잡아먹기도 하고 꽃이 피면 꿀을 따는 과정에서 꽃가루받이를 도와주고 열매를 맺으면 이를 먹고 다른 곳으로 퍼뜨리기도 합니다. 동백나무와 동박새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입니다.

꽃이 질 때 동백꽃은 꽃잎을 한 장 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툭툭 떨어뜨립니다. 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꽃이 수두룩합니다. 이 모습 때문에 이별이나 사랑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나 노래가 많습니다. 반면 꽃이 지는 모습이 죽음을 연상한다 하여 일본이나 제주도에서는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덧붙여서 제주도에서는 동백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도둑이 잘 든다하여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골에 가보면 지금도 많은 집에 동백나무를 심어져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백나무를 생활에 잘 활용해왔습니다. 재질이 치밀하여 얼레빗, 목탁, 칠기의 바탕 등을 만들었으며 종자에서 짜는 기름을 동백기름이라 하여 생활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가을에 동백나무 열매가 벌어지면 껍질을 떼어내고 종자의 속살만을 가지고 기름을 짜내어 식용하기도 하고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계에 바르기도 했습니다. 또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호롱불을 켜는 데 기름으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백기름은 여성 특히 부인네들의 머릿기름으로 이용했던 것이 더 유명합니다. 동백기름은 냄새가 나지 않고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맵시 있게 보이게 하는 데에는 이만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동백나무의 생약명은 산다화(山茶花라)입니다. 꽃이 피기 전에 꽃잎을 따서 말렸다가 쓰는데 여성들의 하혈과 산후 출혈에 지혈하는 효과가 있고 멍든 피를 풀어주는 데에도 그만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동백씨를 먹으면 술에 취하지 않는다는 흥미 있는 연구결과도 있어 이래저래 동백나무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나무인 셈입니다.

옛날에는 동백꽃을 겨울에도 만날 수 있는 친구라 하여 세한지우(歲寒之友)라 했습니다. 오래 헤어졌다 만나는 친구처럼 겨울 추위가 지겨울 때쯤 꽃을 피우는 동백꽃이 반갑습니다. 그래서 시에서 노래에서 만나는 동백꽃은 낯설지 않습니다. 그만큼 동백나무는 사람들과 끈이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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