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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보춘화
47 제주관리자(jjcbs) 1099 2709 2012-03-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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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포근해졌습니다. 3월 중순을 넘기고 있으니 봄이 됐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이 시기에 꼭 찾는 꽃이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꽃이라 하는 보춘화(報春化)입니다. 난초과 식물 가운데는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꽃으로 춘란(春蘭)이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이미 보춘화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에서부터 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예로부터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봄꽃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꼭 보춘화가 아니더라도 야생에서 꼭 만나고 싶은 꽃을 꼽으라고 하면 난초과 식물일 것입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난초과 식물들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에 있을 것입니다. 특히 보춘화는 적당한 향기가 있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혹독한 겨울을 넘기고 꽃을 피우는 강인함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춘화의 꽃말을 ‘소박한 마음’이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나무 숲에서 주로 자생하고 생육환경에 따라 변이가 많은 꽃이기도 합니다. 꽃은 키가 20cm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3월이면 제주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남부지방을 거쳐 동쪽으로는 울릉도, 서쪽으로는 백령도까지 번져나갑니다. 잎은 길쭉하여 날렵하게 생겼고 그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옵니다. 꽃에는 꽃받침보다 조금 짧고 적자색 반점이 있는 입술 모양의 꽃잎이 있습니다. 입술 모양의 꽃잎 때문에 3개의 꽃받침과 함께 십자모양의 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긴 타원을 그리면서 늘어뜨린 잎과 당당하게 곧추선 꽃은 들꽃 중의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보춘화는 꿀을 대신해서 향기로 꽃등에 등 매개체를 불러들입니다. 입술모양의 꽃잎은 착륙장 역할을 하며 양옆으로 둘러싸인 꽃잎은 다른 매개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향기에 이끌린 꽃등에는 꽃잎 안으로 파고들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꽃가루가 묻게 됩니다. 몸에 꽃가루를 잔뜩 묻힌 꽃등에는 다시 다른 꽃으로 옮기면서 꽃가루받이는 이루어집니다.

또 뿌리 바로 옆에 의구경 또는 가구경이라는 것이 있는데 원예학적인 용어인 벌브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립니다. 벌브 속에는 관다발이 있어 뿌리로부터 수분이나 양분을 잎으로 보내고 잎에서 만들어진 당류를 뿌리로 돌려보내는 줄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벌브 속에는 수분과 양분이 저장되어 있어 환경이 좋지 못할 때면 그것을 사용하여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보춘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군자의 하나로 그림 속에 등장하기도 하고 시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보춘화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관심이 이어져 최근에는 집에서 직접 키워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고 대부분 야생에서 가져온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보존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식물들은 계속해서 후손을 이어가야 하는데 사람의 손에 넘겨진 꽃들은 그렇지 못할 확률이 높고 시간의 문제일 뿐 이런 저런 이유로 대부분 말라 죽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는 야생에서 보춘화를 보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어쩌면 보춘화를 보려면 야생란 전시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행해지는 야생란 전시회에는 어김없이 화분에 잘 심어진 보춘화가 등장합니다. 대부분 야생에서 가져온 것으로 꽃과 잎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전시되는데 변이가 있는 특이한 꽃은 굉장히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 자연에 대한 생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남채로 인해 야생에서 보춘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멸종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야생화는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유독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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