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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 중의무릇
48 제주관리자(jjcbs) 1124 3024 2012-03-27 10:09
  파일 저장 : 중의무릇.jpg (69KB)


엊그제 춘분이 지나면서 봄볕이 따스합니다. 지난 화요일이 휴무여서 집사람과 오름을 다녀왔습니다. 저지대의 변산바람꽃은 수술에 꽃밥이 떨어진 것으로 보아 절정을 넘긴 듯합니다.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새끼노루귀의 잎이 꽤 많이 자랐습니다. 바로 옆에는 중의무릇이 봄볕을 안고 꽃잎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중의무릇은 꽃이 핀 상태로 보아 제주에서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꽃이 피는 곳에 따라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더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일본, 중국, 시베리아, 유럽에서도 자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중부이남 지역에서만 자랍니다. 제주에서는 오름이나 한라산 저지대 숲 속의 나무 아래로 가면 중의무릇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의무릇은 빛에 민감하여 아침, 저녁이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꽃잎을 열지 않습니다. 꽃을 보려면 봄볕이 좋은 날을 골라야 합니다. 

잎은 길쭉하여 날렵하게 생겼고 꽃은 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여섯 개의 꽃잎이 활짝 열리면 마치 숲에서 노란별이 반짝이는 듯합니다. 서양에서 중의무릇을 ‘베들레헴의 노란별’이라 부르는데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꽃대에서 다시 꽃자루가 몇 갈래로 나뉘어져 꽃을 피우고 전체적으로 우산모양의 꽃차례를 이룹니다. 중의무릇의 학명 Gagea lutea의 ‘lutea’는 황색이라고 합니다. 노란 꽃을 가진 식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꽃잎은 노란색이지만 뒷면이 녹색이어서 노란 색 바탕에 초록빛이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꽃자루 바로 아래는 잎처럼 생긴 포엽이 두 장 달려 있습니다. 줄기는 25cm 정도 자라지만 꽃이 피면 꽃이 무거운지 드러눕고 여러 송이 꽃들은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에 제대로 담아내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중의무릇이라는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7월이 되면 물기가 많은 곳이나 그 가장자리에 무릇이라는 꽃이 핍니다. 무릇이라는 이름은 물웃의 옛말로 ‘물’은 물(水)이고 ‘웃’은 위 또는 가장자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즉 무릇은 ‘물기가 많은 곳이나 가장자리에 피는 꽃’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중의무릇의 잎은 무릇의 잎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더우기 스님들이 사는 산속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결국 중의무릇은 산속에서 사는 무릇과 비슷한 식물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중무릇, 조선중무릇, 반도중무릇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중의무릇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쓰임이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정빙화(頂氷花)라 하여 심장질환에도 처방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을 주는 꽃이기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이용되기도 합니다. 집에서 키워보려 한다면 물이 잘 빠지는 화단을 만들어 6~7월에 열매를 따두었다가 가을에 종자를 뿌리거나 비늘줄기(알뿌리)를 나누어서 심으면 됩니다. 또 물은 2~3일 간격으로 주면 잘 자란다고 합니다.

중의무릇의 꽃말이 일편단심입니다. 이는 꽃대가 약하여 바로 서지도 못하고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지만 추운 겨울을 넘기고 어김없이 봄을 알려 준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느 봄꽃들처럼 중의무릇도 연약함 속에 강인함이 숨겨져 있습니다. 조금 어렵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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